바이스러스가 침입한 컴퓨터는 고치기 힘들면 포맷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마찬가지로 어지러운 상황에서는 깨끗하게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 

노아의 방주 시대처럼 한번 깨끗히 씻어내고 다시.  


근데 때로는 이런 생각이 너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상이란 것이 항상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것을 받아 들여서 공존을 모색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때도 있다.  


적폐청산!


잘 모르겠다.

심정적으로는 깨끗이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는 싶지만,

그러나 적폐를 넘어서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또 다른 극단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가짜 뉴스', '찌라시'하면 주로 극우 세력들이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트래핑을 하다가 종이 하나를 주웠다.

다른쪽에서도 이런 것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것을 보고는 '양쪽의 입장'이란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럼, 포맷보다는 공존? 

아..그렇다고 기존의 냄새나는 쓰레기를 가지고 갈 수도 없고.

힘들다. 


여튼 님의 구속 수사가 청구되었다는데...

이 상황에서 아직도 아니라고만 하니 이런 찌라시가 나오잖겠어요.  



큰 맘을 먹고 바리깡을 구입했다.

새로운 스타일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원가를 뽑으려면 6개월 이상을 밀어야 한다.

6개월이면 충분하다. 

스파일의 고정일지 원복일지를 결정하기에.

익숙해지면 고정이고 그때까지도 어색하면 원복이다.


봄이 오고 메마른 가지에 봉오리가 살짝 터진다.

 


나의 씨앗도 자라고 있다. 

언젠가는 세상의 빛을 보기를 기다리면서.

2017.03.10 금


따뜻한 봄날이다.

우리도 모르게 옆에 와 있다.

트래킹을 하다가 청설모를 만난다.

어디서 구했는지 도토리를 갉고 있다.


그가 떠나는 날, 

이렇게 날씨라도 따뜻해서 인간적으로는 다행이다. 

그 한몸 바쳐서 이 나라를 구했다고 생각하길.

'대통령도 법을 지키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


대통령 탄핵 인용


"사람의 얼굴은 세번 변한다"고 했다.

언제 변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내 얼굴은 분명 마지막 모습에 더 가까울 것이다.


마지막에 가깝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다.

세계 일주를 해야 한다.

특히 북유럽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들어봐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들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영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집사람이 원하는 불가리아의 우유니 사막을 봐야 한다.

나도 보고 싶다.

그리고 캐나다 대륙 횡당 열차에 몸을 실어야 한다.

자다 일어나다. 그러다 자연의 감동을 받고 싶다.


이 나라에서 살다가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다.

이 넘의 정치 !

이 정치 때문에 내 관심사와 내 인생이 이렇게 영향을 받을 줄은 몰랐다.

젊은 날에는 그렇게 관심도 없던 정치가 

이제는 내 인생의 가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기준이 될 줄이야 

내 젊었을 때는 정말 몰랐다.

우리 나라 정치의 수준이 내 행복에 영향을 주게 될 줄은. 


내 아들도 중요하지만 내 아들을 위해서 살고 싶지는 않다.

한번뿐인 인생이다. 

이 세상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최대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다가 이 생을 마치고 싶다.

내 아들이 언젠가 이 글을 읽고 아버진의 진심을 알고,

스스로도 인생을 후회없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2시 57분. 신파조로 가는 시간이다.

그렇지만 분명 내 진심은 ....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집사람, 

다시 태어나도 후회없는 선택이다.   

저승에서도 이승의 기억이 있다면...

집사람을 택할 것이다.

너무 고맙고, 가녀린 사람이다. 

전라도의 가부장장적인 환경에 너무 데인(!) 남자가

제주도의 남성 권위주의 환경에 익숙한 여자를 만났을때....

너무 고마운것이다.

너무 안쓰러운것이다.

내가 그사람을 조금 더 행복하게 못해준것이 미안하다.


하아...

나는 이 땅이 너무 좁다.

나는 죽기전에 이 땅을 벗어나서 살고 싶다. 


생명이 유한한 것을 거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궁금한 것을 그냥 묻고 그냥 저쪽으로 가고 싶지는 않다.


이 땅이 아닌 다른 땅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행복하다고 하는 그 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분명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근데 뭐가 이렇게 불만일까?

이 불만의 정체는 뭘까?

난 궁금하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는 것은 인정하는데....

난 궁금하다.






우럭이 현재 제철이란다.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나온다.

그래도 쫄깃한 회 한접시의 유혹으로 

주말을 이용해서 서산으로 향했다.


우럭 기념비가 크게 있다. 


생성을 팔고 있는 선상의 모습이다.


너무 추웠다. 집사람도 컨디션이 안좋았다. 

편의점앞에서 잠깐 회 맛만 봤다. 

쫄깃했다. 정말 맛있었다.

나머지는 바로 집으로 가져왔다.  

저녁, 아침 두끼를 매운탕으로 해결했다.

2017.01.30 ( 대체 휴일)


설 연휴 마지막 날.

아침에 아파트 옆에 있는 산을 오르다가 사진 몇 장을 찍는다.

미세먼지가 좀 누그러진듯하다.





트래킹을 하다 보면 머리에 땀이 나는데, 늘 가렵다. 

머리가 빠지려나 보다고 생각했었다.

그럴때마다 '한번 밀어버려?' 했다. 


오늘 아침도 추운곳에 있다가 들어오니 가렵기 시작한다.

콧수염 관리용으로 "바리깡"하나를 구입해둔 것을 꺼낸다. 

옷을 벗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기계의 클립을 8mm 길이로 조정한다.

"아저씨"의 원빈을 상상했나 보다.

옆머리의 구레나루를 따라서 "후욱~" 밀어올린다.
심호흡도 없이 순간적으로 손이 먼저 올라가버린다.

근데 영화처럼 되지 않는다.

8mm로 고루 잘려질 줄 알았는데, 잘린데는 잘리고 안잘리는데는 안잘린다.

울퉁 불퉁.


집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그래도 잘 되지 않아서, 결국 머리 길이를 조정하는 클립을 제거한다. 

완전히 밀어버리기로 결정한다.

허어...잘 밀린다.


중간에 아이가 보더니 충격을 받고 울어버린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oh my~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책꽂이에 꽃힌 아빠 책을 보면서 말한다.


아들 : 아빠, 책 많이 팔렸어요? 

아빠 : 아니. 

아들 : 나도 글쓰는 것 좀 알려줘요.

아빠 : 책을 쓰려면 뭘 쓰고 싶은지 정해야 하는데, 뭘 쓰고 싶어?

아들 : 추리...


옆에 듣고 있던 엄마.


엄마 : 준서도 글을 잘 쓸 것 같아. 지난번에 PPT 가르켜 주니까 잘하던데.

아빠 : 아빠 닮아서 글 잘쓸거야.

아들 : 그 인정, 솨양하겠습니다~응.


아이가 커가고 있다. 집사람 말처럼 너무 빨리 커가는데 아쉬울때가 있다.

트래킹 도중에 눈을 만난다.

몇 장 찍어 둔다.


셀카도 한장...

요즘은 영어 듣기를 연습하고 있다.

"마지막 한판"으로 이름을 지었다.

젏었을때는 영어권 사람들에 비해 우리가 얼마나 불리한지, 뭐 그런거를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요즘은 뭔가 기분이 다르다. 

글쎄....뭘까. 

인생을 좀 길게 보니, 뭐 그렇게 유리, 불리를 따지고 볼 것만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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