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7(토)


매일 짱구같은 만화 영화만 보던 애다.

어느날 "도깨비"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다.

외식을 하는데 밥을 다 먹고 TV 밑으로 다가간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TV를 켜고 "도깨비"를 다시 켠다.

전봇대밑에서 헤어지는 남자의 말을 듣더니 "간지"난다고 한다.


이 겨울방학이 끝나면 6학년이다.

애가 커가고 있다.

조심스러워진다. 


뭔가 얘기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할때마다 괜찮을까 조금씩 걱정이 된다.

지적을 좀 해 줘야 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애가 주눅이 들지 않을까

혼자 힘으로 결정하는 힘이 약해지지 않을까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에 의존적이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든다.


부모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자신감이 부족하면 

이런 식으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부모가 자신의 훈육 방법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관되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일관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텐데, 

내가 그렇게 하고 있나 의문이 든다. 

자꾸 자신이 없어진다.


이제는 아이로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집 사람이 회식때문에 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온단다.

아이가 버스 정류장으로 마중을 나간다고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아파트 단지를 나가고 있는 도중에 정류장에 먼저 도착한 엄마에게서 전화가 온다.


엄마 : "어디야?"

아들 : "엄마 마음속 3번 출구요"


여자 친구에게서 고백을 받더니 ... ^^

멘트들이 풍부해지는건가.


2016 마지막 날, 토요일 오후

집에서 조용이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에 왠지 모를 껄끄러움이 든다.

허리가 불편해서 집사람이 운전을 해서 개화역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세워두고 다시 지하철로 옮겨 탄 후 광화문으로 향한다.



이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들일까?


축제인듯 하면서도, 왠지 슬픈.

누구의 말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상실감과 자괴감"을 숨기기 위해서 축제의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도.

2016.12.04 13:34

대학 시절 활동했던 외삼촌의 음악 동아리 역사가 96년이란다.

선 후배가 함께 했던 연주회로, 80이 다 된 연주자도 있었다. 멋졌다.


2016.12.04 13:20


모두가 안중근 의사가 될 수는 없다. 

모두가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수는 없다.  

광화문에 들여놓은 발걸음 하나로 나 스스로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이 되고픈 그런 거창한 목표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참여의 "의미"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으로 더 강하게 남길 바라는 소시민일 뿐이다. 

개인의 참여가 무슨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만은  

그렇더라도...

내 삶과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이고, 이것도 내 삶의 일부로 본다.

내 삶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느끼고" 내 삶에 대한 "열정을 좀 더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2016.11.14 15:00

이 말은 어느 방송에서 90이 된 코미디언 송해씨가 20대 초반에 교통사고로 죽은 자식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했던 말이다.

그리고 흔히 어른들이 하는 말이 있다. "자식이 먼저 죽는 것은 불효다" 지금까지 난 몰랐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왜 불효가 되는지? 그냥 유교의 "효" 사상과 관련이 있겠거니 하고 말았다.

근데 유교 사상을 공부하지 않아도 부모가 되어 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이젠 알것 같다.  "효"라는 유교 개념은 모르겠다. 그러나 사랑의 크기 만큼은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자식이 부모를 사랑한다고 해도 부모의 사랑에 비할 수는 없다는 것을 부모가 되어서야 알게 된다. 자식은 자신의 자식을 통해서 부모를 잃은 아픔을 잊을 수 있다. 그러나 부모는 죽은 자식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힘들게 만든다는 것은 분명 "나쁜(?)" 일이다. 그것을 유교에서는 그렇게 표현했을 수 있겠다 싶다. 

너의 사랑이 크니, 나의 사랑이 크니...사랑의 크기를 비교하기는 뭐하지만 분명히 "사랑을 잃은 상실감과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부모보다는 자식들에게 시간상으로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

그래서.....으음..."자식들아 먼저 죽지 말고, 잘 살아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부모들에게 보여줘라~~~끄웃"

공원 관리하는 분이 오셔서...공원 체크하냐고 묻는다.  빠떼리도 다 되고...집에 가야 겠다.



2016.11.14 11:30

가을을 타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가을은 힘든 것 같다. 올해는 힘들지 않을 줄 알았다. 다른 곳에 집중할 거리가 있었으니까. 공부를 시작했고, 내친김에 자격증도 따려고 했었다. 다 하고 나면 가을이 지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가을에 공부를 하면 "가을 앓이"를 피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잘못된 예상이었다. 가을을 그대로 받아들이나 공부를 하나 결론적으로는 같은 "힘듦"이었다 


▣ 가을에 하는 사고와 다른 계절에 하는 사고는 다르다.


가을이 아닌 날에 하는 평상시의 사고 패턴이다. 

"간단하다"- 갈곳을 잃지 않고 정확히 가고자 하는 길을 유지한다.

"시작과 끝이 있다" -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고, 결론이 있다. 설령 결론이 보류더라도.

"길이가 있다"- 생각에 투자된 시간의 길이가 결정될 수 있다. 

(이런 예술적 감각이란....)



가을에 하는 사고 패턴이다.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봤던 것 같은 "브라운 운동"이 저러지 않았던가 한다. 창문을 보고 있자면 온갖 생각들이 난무한다. 왜 생기는지도 모르겠고, 결론도 없다. 패턴만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센서 문제도 있다.


청각, 후각같은 물리적인 센서는 그대로일 것이다. 근데 이 센서에서 감지되는 자극의 양이 다른 계절보다 확대된다. 

또한 외부 자극의 "의미"를 해석하는 해석기에 문제가 생긴다. 


상대방은 평소대로 얘기할 가능성이 많다. 근데 "가을을 타는 사람"이 받아들일때는 감성의 위력이 이성보다 강하게 되는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적당한 수준에서 봉합되어 있던 문제들이 "비약"된다. 돌이켜 보면 이런 문제들의 대부분은 인간 관계와 관련된 문제들이다. 물론 봉인 해제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도 많다. "감성의 비약"때문에 모든 것이 힘들어진다. 이런 상태가 되면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서 "저의(底意)"를 찾게 된다. 아무 의미없는 상대방의 행동, 말에서도 찾게 된다. 가을에 인간 관계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증가하는 이유이다. 

▣ 이런 상황에서 일관되게 처음의 사고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공부를 이런 시기에 한다? 당연 비효율적이라고 본다. 저런 혼란스런 머리로 공부를 해 나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자칫 정신줄을 놓으면, "내가 왜 여기 있지"하는 곳으로 흘러들어가기 일쑤다.

처음 보안 공부를 시작할때는 빨리 자격증을 획득하고, 나름 보안 관련해서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는 부분을 정리도 하고, 원서 번역도 할 생각이었다. 근데 자격증 획득에서 제동이 걸렸다. 공부 방향도 잘못되었지만 가을의 이런 특성도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방식을 재미없는 암기식으로 전환을 했다. 두번째 시험에서 겨우 자격증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자격증을 획득하고 나서의 이런 기분, 정말 싫다.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듯한 이런 기분. 원하는 것은 지식에 대한 체계였는데, 수많은 지식 쪼가리들만 남아 있는 듯한 이 기분.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바람과 함께 흩어져 버리는 쪼가리들. 이런 지식 쪼가들을 줍고 있자면, 마치 내가 "넝마쟁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1단계 목적은 달성했으니 이제는 재미있는 공부를 좀 해야 겠다. 

그래도 힘들었으니 내 자신에게 스타벅스 커피 한잔으로 위로해본다. 온 몸이 쑤신다. 6 시간 동안 후덥지근한 히터 공기속에서 시험을 보고 있자니 머리, 허리가 견디지 못한다. 젊은 친구들은 싱싱하던데. 집에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나 해야 겠다.

▣  2016년 가을

2015년, 작년 가을에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2017/01/26 - [분류 전체보기] - 또 가을이다...(2015)


올해도 가을을 보내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지금으로서는 가을을 슬기롭게 견뎌낼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이것을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2016년 올해의 생각이다.

언제가 나의 아들이 혹시라도 힘든 가을을 보낼때, 이 글을 읽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6.09.26 21:21


"쇼우 미 더 머니"가 이렇게도 들릴 수 있을까?


아들 : 그 래퍼 있잖아요. "쇼우 미더 머니"에 나오는...

집사람: 뭐? 수미니 엄마?


몇 번 해 보니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2016.09.02(금)


첫째, 넷째 주 금요일은 도서관이 휴관이란다. 가까운 생태 공원으로 차를 돌렸다. 이 공원은 정말 마음에 든다. 자연스러움이 있고 그렇다고 너무 방치된 것도 아니고 약간의 인공미도 있어 잘 조화된 듯 하다. 




이 넓은 공원에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더욱 좋다. 한산하다. 가끔 트롯트를 틀고 달리는 할아버지 한 분 정도 있다. 정말 가을의 운치가 있다.


이런 운치 속에서 IT 공부를 하고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하겠는가? 



날씨가 좋아서 계속 딴짓을 한다. 공부해야쥐~~

2016.09.02 10:17

이 얘기는 아주 오래된 거다. 초등학교 1,2 ? 3학년 정도?

얘가 학원이라는 것도 모를때의 일이었던 것 같다. 학원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집사람 : 학원 한번 다녀 볼래? 

아들 : 글쎄요...

집사람 : 거기 가면 재밌을 거야. 

아들 : 놀 시간이 없어서....



재구성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수첩에 메모해둔것이 몇 개 있다. 모두 이곳에 기록해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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